얼떨결에 당첨돼서 급하게 일정짜서 갔다온 이야기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입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편-일본여행은 5번째인데, 후쿠오카는 처음이라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편-레이와 6년, 후쿠오카 초밥사변 발생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편-쓰읍...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4편 - 첫날부터 보는 낯선 천장이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5편 - 아침 식사가 둘이라 좋으시겠어요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6편 - 지금부터 시시한 텐진은 전면금지한다! 이제부터 이곳은 미쿠단이 지배한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7편 - 이 사람들은 미쿠만 있다면 남극까지도 갈 사람들입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8편 - 과거의 새우 알러지는 무엇으로 치료하는가? 더 많은 새우! 해치운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9편 - 평소엔 오락실, 여름엔 피서지! 후쿠오카 우락실 2황 라운드 원 텐진점!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0편 - 프로세카 게섯거라 강령술사 콘마이의 칼갈은 신작 나가신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1편 - 중고샵 계의 다이소! 다른 신기한 거 구경하다 사야할 걸 잊고 가는 곳입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2편 - 후쿠오카에는 땅 아래에 백화점이 묻혀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3편 - 세상에 이렇게 팔아서 남는 게 있나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남겨 먹는 거야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4편 - 하rrrrrrrㅜ만 기다리면 마지미라가 열려요?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5편 -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그지같은 현생은 모두 잊고 마법같은 미래로 떠납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6편 - 당신은 점점 돈을 씁니다 당신은 점점 돈을 더 씁니다 당신은 점점 지갑을 텁니다 당신은 점점 미쿠가 좋아집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7편 - 인생 최고의 2시간,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빔1이니ㄲr.... 환상의 마지미라 2024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8편 - 다시 미래에서 함께 만나기를 기대하며, 이제는 현실로 행방불명될 시간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9편 - 이야, 여길 수학여행 숙소로 잡는 애니 속 학교는 얼마나 돈이 많은 거야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0편 - 한 여름밤의 없던 족저근막염도 생길 부숴버리고 싶은 나막신과의 등산 10선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1편 -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료칸에서 나갈 시간입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2편 - 오사카 사람한테 먹이면 가이유칸에 수장당해도 할 말 없는 음식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3편 - 너네들 라라포트는 망했어! 이제부터 여기는 삼합단이 지배한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4편 - 반다이 남코 코리아야 내가 굳이 일본 건베까지 가서 사야 장사를 잘 하겠느냐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5편 - 건담은 문화다 건담 조이고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7편 - 보이십니까...드디어 나타났습니다....지르는 보이가!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8편 - 폐점까지 단 1시간! 발걸음을 멈추면 안 돼!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29편 - 이걸 참아? 이건 못 참치!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0편 - 피자를 접고, 가챠를 또 돌릴 시간이군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1편 - 잘가라 타이토. 우리가 없던 시대에 태어났을 뿐인 범부여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2편 -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인천에서 타는 거였는데!!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3편 - 한국에 왔으니 여행 끝? 뭐야 아직 여행 안 끝났어요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4편 - 시켜라. 온 세상이 함께 주문해줄 것이다. 먹어라. 너 혼자 찔 것이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5편 - 이재모씨는 이런 맛이구나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6편 - 그래도 부산까지 왔는데 밀면은 먹어야 하지 않니?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7편 - 그래! 이 맛이야! 서울에선 전혀 먹을 수 없는 이 맛!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8편 - 저녁에 다 가게 닫으면 뭐하나, 만두먹고 자겄제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39편 - 난 라멘이 너무 좋아 라멘에 밥말아먹고 라멘으로 샤워를 해야지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40편 - 가자! 성스러운 예수의 살점을 영접하러!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41편 - 아이고 인싸쉐리들아 빵 좀 그만 쓸어가!!!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42편 - 팬텀팬피그 갈까? 팬텀팬피그 가자 팬텀팬피그 작작가야한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43편 - 아무리 팬심으로 산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가격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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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애니플러스샵도 들렀고 슬슬 성심당 근처에서 어슬렁거릴 타이밍입니다
하지만 아직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한 시간 뒤에 점심을 먹기 전 아침을 먹고 어머니와 만나기로 합니다
그렇다고 맥도날드 같은 곳말고 대전다운 식당에서 먹는 게 낫겠죠. 일단 중앙로에서 벗어날 시간까지는 되지 않아서 눈 앞에 있는 지하상가로 갑니다
지하상가에도 버젓이 박혀있는 성심당 가는 방향
하지만 지금 성심당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심당에 가는 것 또한 맞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침을 먹으러 간 곳은 성심당 우동야기 때문입니다!
중앙로 지하상가에 있는 성심당의 우동집인 우동야입니다. 시간이 대략 12시 언저리라 그런지 사람들이 밥을 먹으러 나온 탓에 붐볐습니다
그래도 우동은 워낙 빨리 먹고 나가는 특성이 있어서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주문을 할 순서가 다가왔습니다
우동야에서 파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차게 먹느냐 뭘 올리느냐에 따라 세부 사항이 달라질 뿐, 기본적으로는 우동과 소바만 팝니다
가격은 저렴합니다. 옛날 마루가메 제면에 정을 들였을 시절에 봤던 가격이 우동야에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서울 내에서도 이 정도에 우동을 파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만 비교적 드문 편이죠
이야, 사이드메뉴도 엄청 저렴합니다! 어묵튀김부터 닭튀김, 야채튀김 새우튀김에 돈까스, 그리고 각종 주먹밥까지!
굉장히 큼지막하고 알찬 사이드가 3천원을 넘지 않습니다! 서울이었으면 저렴한 어묵튀김이어도 3천원부터 시작했을 텐데, 주문 욕구를 부르는 가격입니다
그래서 이 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냐 싶은 마음으로 우동과 사이드 메뉴를 왕창 주문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이지만 우동야에 처음왔으니 기본적인 역량을 알아보기 위해 기본 우동으로 주문했습니다
사실은 신메뉴라고 출시했던 곤드레 들깨소바를 먹어볼까 했는데, 그래도 기본적인 맛부터 봐야 하니까요
그럼 국물부터 맛을 보겠습니다
국물은 딱 우리가 생각하는 정석적인 우동 국물이었습니다. 가쓰오를 사용했는데 신맛이 도드라지 않고 감칠맛이 은은하게 도는 기본적인 맛이었습니다
보통 저렴한 우동집이나 포차는 청수 우동다시를 사용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런 것도 사용하지 않고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이렇게 보니 서울에서 몇 년 동안 장수하는데도 우동야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며 장사하는 제 단골 우동집 두 곳이 세삼 대단해보입니다. 그 집들 진짜 맛있어요
면발은 쫀득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상태였습니다. 표면이 매끈해도 국물을 잘 빨아들여서 면에서부터 감칠맛이 삭 돕니다
면을 조리할 때 격렬하게 빨지 않아서 먹자마자 이빨이 틩겨져 나올 정도로 쫀득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티어로 따지면 천상계 바로 아래 정도
우동을 맛봤으니 이제 사이드메뉴를 먹어볼 차례입니다
먼저 기대가 큰 닭튀김부터 먹어봤는데, 역시 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튀겨진 튀김옷 안에 촉촉한 닭다리살이 들었습니다. 후추맛도 제법 세서 닭비린맛도 나지 않았습니다
어묵 튀김은 구운죽봉어묵을 튀겼는데 어육을 제대로 쓴듯한 담백한 맛에 쫀득한 식감을 자랑했습니다. 이건 튀김옷이 얇아서 어묵 고유의 맛을 헤치지 않습니다
그 다음 우동집의 단골 사이드메뉴인 새우튀김입니다
제가 우동집에서 새우튀김을 시키면 새우의 크기와 익힘 정도, 그리고 튀김옷을 중요하게 보거든요
근데 이 집은 새우도 큼지막한 걸 쓰고 탱글탱글하고 튀김옷도 기름에 절어있지 않고 바삭했습니다
생존입니다
정호영 쉐프의 우동카덴이나 지금은 사라진 마루가메제면 같은 정통 일식우동집에서는 종종 주먹밥을 팔고 있는데, 우동야 역시 주먹밥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었던 진미채 날치알 주먹밥이었는데, 오, 이거 풀자마자 밥이 풀어질 정도로 진미채가 가득했습니다. 제법 매콤하고 한국인의 밥상을 먹는 느낌입니다
아주 커다란 야채튀김입니다. 대부분이 채썬 양파고 중간에 고구마와 감자, 깻잎이 들어 있는데 양파의 달큰함과 바삭한 튀김의 조화는 언제나 옳습니다
야채튀김은 참 희한한 녀석입니다. 떡볶이와도 어울리고 혼자 먹어도 어울리고
우동국물에 푹 담가 먹어도 정말 맛있거든요. 이제 맛은 다 봤으니까 제가 먹고 싶은대로 본격적으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야, 정말 잘 먹었습니다. 성심당은 그냥 밀가루로 하는 것들은 다 잘하는 것 같습니다. 우동야도 아주 대만족했습니다
우동야를 나서면서 은근 눈에 아른거리던 곤드레 들깨소바. 저것도 참 맛있었을 것 같습니다. 고기리막국수처럼 들기름 막국수의 맛이 났을 것 같은데...
뭐, 다음 시즌에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전에 또 올 일이 있겠죠
우동을 다 먹은 뒤에는 대전 시내로 진입하셨다고 어머니가 전화를 하셔서 성심당 근처에서 쉬기로 합니다
그렇다고 메가커피 같은 곳은 잘 보이지 않아서 성심당 바로 앞에 있는 성심당문화원에서 잠시 앉을 예정입니다. 여기는 성심당에서 산 빵과 케익을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지하부터 3층까지 성심당의 브랜드만을 비치했는데, 3층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는 모두 빵을 취식할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어차피 성심당 주변의 빵집이 없으니 '성심당의 빵과 케익만 먹을 수 있습니다'같은 안내문도 없습니다. 역시 대전의 실질적 당주답습니다
최근 성심당에서 다시 밀어주기 시작한 건 아니고 더 밀어주기 시작한 마스코트 곰식이
요즘 지역별로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서 브랜딩하는 전략이 먹히는 걸 아는지 성심당 역시 캐릭터 브랜딩 산업에 더 치중하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고양시의 마스코트였던 고양이가 떠오르네요. 고양시장이 바뀌자마자 바로 숙청당해서 이제는 볼 수 없는 마스코트지만....
성심당 문화원의 카페코너 메뉴판입니다. 빵을 먹어도 되는 공간이지만 음료는 없기 때문에 음료는 얄짤없이 여기서 사야 합니다
커피 원두는 카페 모모스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바리스타 대회에서 여러번 우승한 곳이기도 하고 제가 좋게 평가하는 카페 중 한 곳이기에 커피 품질 하나는 믿을만합니다
그리고 디카페인은 500원을 추가하면 가능합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1층을 잠깐 둘러봤습니다. 1층에서는 성심당의 굿즈를 팔고 있었습니다
성심당의 대표 빵인 튀김소보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굿즈인 튀소비누. 정확하게는 친환경 사업의 일종으로 튀김소보로를 만들고 남은 기름을 정제 후 가공해서 비누로 만든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혼동해서 비누를 먹는 일이 없도록 생김새는 그대로 비누처럼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튀소 모양으로 만들었을 텐데, 역시 안전이 더 중요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서울우유가 콜라보했었던 바디워시가 욕을 대차게 먹었죠. 하필 우유처럼 흰 편이라 아이들이 혼동해서 먹다간 대참사가 일어날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을 들었으면 큰일났겠지만 다행히 왼손을 든 덕분에 독일 및 유럽에도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곰식이입니다
최근 부추빵판타롱에 있었던 성심이를 제끼고 다시 성심당의 대표 마스코트로 부상했는데, 곰식이를 이용한 굿즈가 꽤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디카페인 에스프레소가 나왔습니다. 가격은 디카페인 옵션 500원을 더 추가한 4천원
에스프레소 잔 옆에 각설탕 3개가 놓여 있었고 날이 너무 더워서 얼음과 물도 요청했더니 흔쾌히 주셨습니다. 타 마실 거 아니에요! 얼음과 물은 따로 마실 거에요!
저는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커피를 즐기고 싶으면 에스프레소를 먹는 편입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시원하게 벌컥 마시고 싶을 때 시키는 겁니다
에스프레소는 디카페인임에도 풍부한 커피의 향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신맛과 쌉쌀한 맛이 절묘하게 절충돼서 어우러지고 맛이 강렬했습니다
끄레마가 잘 올라온 덕분인지 뭔가 액체가 아니라 걸쭉하게 올라왔습니다. 이 정도면 커피를 잘 내린 것 같아요
그리고 이곳이 커피도 잘한다고 확신을 했던 게 각설탕을 백설 각설탕이 아닌 앵무새 설탕이라고 불리는 르빠르쉐 설탕을 쓰고 있던 점입니다
이 설탕은 비정제 각설탕으로 백설탕에선 느낄 수 없는 복합적인 풍미가 일품인데, 이게 워낙 비싸서 들이는 카페가 잘 없거든요. 제 단골 밀크티 카페에 이어서 여기가 두번째로 발견한 곳입니다
이제 에스프레소를 맛 봤으니 한국인들이 부정할 지도 모르는 진짜 이탈리아인들이 먹는 방식대로 에스프레소에 각설탕 세 개를 다 녹이고는 나머지 에스프레소도 홀짝였습니다
다 녹인 뒤에는 그대로 젓지 않고 홀짝이는데, 이러면 첫맛은 씁쓸하지만 뒤로 갈수록 기분좋은 달콤함이 다가오는 매력이 있습니다
문화원에서 쉬면서 발견한 맞은편의 3D펜 장인 사나고카페. 당시 며칠 전에 대전에 갔다온 지인이 사나고카페도 한 번 가보라고 했었는데, 창문만 보고 가게 됐습니다
이제 남은 여행기는 단 한 편
성심당에서 빵 사고 집으로 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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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우동집은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늘 못갔네
이 댓글을
저런데가 있었구나
이 댓글을
우동야 나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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