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당첨돼서 급하게 일정짜서 갔다온 이야기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입니다
마지미라는 처음이라 2024 1편-일본여행은 5번째인데, 후쿠오카는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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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 시내에 도착한 뒤로 숙소를 향해 걷기로 합니다
한 여름철의 일본에서 숙소까지 걷는거는 상당히 미친 짓이지만, 그렇다고 450m를 버스타고 갈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걸어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조금 걸으니 1일차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여행을 가면 언제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자랑하는 토요코인 하카타역앞기온점입니다
보통은 숙소에 도착하면 짐을 먼저 맡기고 나중에 체크인을 하겠지만 지금 너무 덥고 체크인 시간도 됐기 때문에 얼른 체크인하고 짐을 풀기로 합니다
물론 체크인할때 숙박세도 냈습니다. 1박당 200엔이니 저는 200엔을 냈습니다
방은 뭐....딱 토요코인 표준이었습니다. 일단 에어컨을 풀로 틀고 다시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토요코인 1층 로비의 자판기. 시중 자판기보다 많이 쌉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로하스 복숭아맛이 110엔! 다른 자판기에서는 160엔을 하는데 매우 저렴합니다
요새 슬슬 일본 숙소도 가격이 양심리스하게 오르는 추세라 차라리 안정적인 토요코인이 나을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숙소 밖으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고즈넉한 건물. 생긴 걸로 봐서는 사찰이나 신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당을 가는 것이 더 급해서 가진 않았습니다
돌아와서 이야기하다보니 실제로 저곳은 절이 맞았습니다. 토쵸지(동장사)라는 절이었답니다. 시간 여유가 됐으면 아마 가서 절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블아가 왜 여기서 나오지? 디도라는 기업과 콜라보행사였던 모양입니다
이걸 아는 센세한테 보내보니 저게 제품을 사 마시며 스탬프를 쌓으면 굿즈를 주는 이벤트라고 합니다. 다만 마셔야 하는 양이 상당해서 사실상 일본인 센세전용 이벤트라고 하네요
그건 그렇고 프리스크를 음료로 만든 건 궁금했습니다. 저게 뭐라고 사탕을 음료화한걸 200엔씩이나 받는건지. 저 프리스크 참 좋아하는데, 시간상 못 뽑아마신게 아쉽습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도착한 식당은 신슈소바 무라타, 말 그대로 소바집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첫끼는 무리없이 가볍게 먹고 싶었거든요
때마침 숙소 근처에 곧바로 괜찮은 소바집이 있다길래 첫끼는 이걸로 먹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원래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늦은 오후라 그런지 대기없이 들어갔습니다
후쿠오카 특)대부분의 식당마다 한국어 메뉴판이 있음. 하지만 한국어 메뉴판은 극히 일부 메뉴만을 적었으니 일본어가 된다 싶으면 그냥 일본어 메뉴판 보고 주문하세요
저는 한국어 메뉴판을 보다가 메뉴가 너무 없어서 일본어 메뉴판 봤습니다
여튼 이 집을 특히 고른 이유는 바로 아래 문구, 150엔을 추가하면 100% 순메밀면을 맛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양양메밀막국수란 식당에서 100% 순메밀면을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일본의 순메밀면은 어떨까 궁금했기 때문에 이 식당으로 온 것입니다
음....하지만 이미 순메밀면은 품절이 나는 바람에 결국에는 기본소바로 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기본소바도 니하치니까 괜찮겠죠 그래도 아쉽습니다
여섯 시간만의 끼니다보니 왕창 시켜서 이 집의 정수를 양껏 체험하고 싶지만, 또 우리에게는 다음 식당이라는 일정이 있기에 얌전히 주문을 했습니다
특상 튀김 자루소바가 나왔습니다. 메밀면, 튀김, 튀김용 간장, 그리고 국수용 간장과 와사비, 파가 서빙됩니다
면의 색깔은 비교적 밝은편. 아마 거피한 메밀로 만들었을 겁니다. 이게 원래 메밀국수의 색깔이죠. 물론 저는 한국화된 메밀국수도 좋아합니다. 북창동의 송옥을 추천드립니다
우선 메밀면만 맛보겠습니다. 일본에서도 니하치 소바 이상의 메밀면은 맛보기가 힘드니까요
면은 생각보다 매끈하게 넘겨졌지만 메밀면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지고 구수한 메밀의 향이 비강을 타고 흐릅니다. 볶은메밀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생메밀의 향은 이랬군요
면 찍어먹는 용도의 쯔유는 단맛이 일절 배제된 숙성된 짠맛이 돌았습니다. 여기에 파와 와사비를 취향껏 넣어먹으면 됩니다
한국에서 메밀국수로 가장 유명한 광화문 미진은 찍어먹는 쯔유에 단맛이 많이 돌아서 저희 어머니께선 딱히 발길이 안가신다고 합니다
회사 근처의 유림면도 단맛을 강조했는데, 아무래도 많이 먹기에는 이런 단맛나는 쯔유는 물리는 감이 없지않아 있죠. 그래서 제가 '송옥'을 추천하는 겁니다
아, 미진도 추천하긴 합니다. 거긴 면을 2판 주거든요. 양 많으면 장땡이지
여튼 이렇게 면을 찍어서 먹으면 메밀의 고유한 향과 맛은 죽지 않은 채 짭짤한 간이 스며들어 정갈한 맛으로 먹게 됩니다
식사라기보단 일종의 정화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래서 여기에 식사를 하러 왔다는 증거인 튀김도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해산물 튀김 3개와 야채 튀김 3개가 나왔습니다
우선 겉모습은 제대로 튀겨졌다고 어필하고 있습니다. 맛도 그럴까요?
새우 튀김. 튀김계의 스테디셀러답게 속이 꽉 들어차고 탱글한 새우였습니다
붕장어 튀김. 장어는 쪄먹든 구워먹든 튀겨먹든 언제나 맛이 보장된 생선이죠. 이번에도 어김없이 보드랍고 풍부한 맛으로 입을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처음에는 무늬오징언가 싶었는데 한입 먹고 아닌걸 깨달은 새송이(에린기) 튀김. 잘 조리한 새송이 버섯은 관자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칠맛나는 채즙을 한껏 머금습니다
이 튀김도 한입 베어 물자마자 채즙이 넘쳐흘렀습니다. 나는 사실 버섯을 좋아했던 게 아닐까?
단호박과 오크라 튀김. 단호박이야 뭐 어딜가나 잘 튀기는 집이 많아서 무난했습니다만
오크라는 겉은 꽈리고추처럼 아삭했지만 속에는 낫또처럼 미끈거리는 게 가득해서 살짝 취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 먹긴 했습니다만, 다음엔 굳이 먹진 않을 것 같네요
그리고 무늬 오징어 튀김. 오징어 튀김이 맛있는 건 지나가던 바둑이도 아는 사실입니다. 이 튀김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렇게 튀김과 소바를 다 먹고 가게를 나설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게 2700엔인데 3000엔을 내면 거스름돈이 생길테니 뭔가 거추장스럽다 생각했습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메뉴판을 다시 보니 딱 300엔짜리 메뉴가 있어서 명란 주먹밥을 시켰습니다. 어떻게 봐도 매체에서 표현된 주먹밥 그 자체였습니다
안에는 고슬고슬한 밥과 구운 명란젓이 들어있습니다. 맛은....보시는 바와 같이 잘만든 밥과 잘 만든 명란젓의 안정적인 조화였습니다. 딱 그 정도
뭔가 소바를 먹고도 속이 헛헛할때 먹기에는 적당한 정도였더라고요. 이 집은 후쿠오카 명란의 명예를 지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후쿠오카에서의 첫 식사를 만족스럽게 끝마쳤습니다. 이렇게 먹어서 나온 금액은 3000엔
사실 가츠동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저는 이 날 이 식당에만 갈 것이 아니었기에 다음 기회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식사량이 평소보다 증가하는 편이지만 첫 날이니까 무리하지 않고 조금 소화시키기로
하자마자 어림도 없지! 가게 바로 옆에 있던 포타마 오니기리에 갔습니다. 이 집은 프레스햄과 계란을 끼운 접이식 오니기리를 파는 식당입니다
일본 곳곳에 입점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곳 같았습니다. 사진에 나온 우버이츠 기사가 오니기리를 뭉탱이로 담고 있었더라고요
어차피 오니기리는 식사가 아닌 간식이기 때문에 하나만 먹어봤습니다. 기왕 여기 온거, 스페셜 메뉴인 파 차슈 오니기리로 주문해봤습니다
맛은 모습대로 상상이 가는 맛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도시락으로 자주 쌌던 스팸무스비를 Z플립처럼 접어먹는 맛이라고 해야하나? 아주 익숙하지만 반가운 맛이었습니다
특별 토핑으로 끼워졌던 파 차슈는 음, 그냥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중식의 향과 맛을 간직한 차슈라 맛있다 하면서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다만 다음에 여길 또 온다면 그때는 명란젓이나 다른 맛으로 먹을 것 같네요
든든하게 후쿠오카에서의 첫 끼를 마치고 슬슬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스이카 충전을 하기 위해 근처 세븐 일레븐으로 갔습니다
이야, 근데 역시 원산지는 원산지인가 봅니다. 편의점 안에 여전히 씹딱 굿즈들이 즐비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식완들이 오타쿠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형태의 씹딱 식완들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물론 그 제품 스펙트럼은 아직 빈약하기에 그냥 원산지로 가서 사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중간유통 양아치들의 바가지에 놀아나느니 차라리 내가 도매로 사고 만다
그렇게 스이카를 충전하고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갔습니다. 버스회사는 니시테츠
이후 보는 버스마다 니시테츠 버스인걸 보면, 사실 후쿠오카 교통은 니시테츠가 차지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일본 버스는 뒤에서 타고 앞에서 내렸습니다. 어째 우리나라랑 완벽하게 반대일 수가 있을까요. 신기합니다
버스를 타고 온 곳은 하카타 항 터미널입니다. 만약 배를 타고 후쿠오카에 간다고 하면 무조건 이 곳에서 후쿠오카 땅을 밟게 됩니다
현재 한국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배는 고속선인 퀸 비틀과 저속선인 카메리아호 뿐입니다
근데 저는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왜 굳이 하카타 항까지 왔을까요?
바로 이 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 반대 문으로 가야하는구나
제대로 찍은 가게 간판. 이 가게는 하카타 토요이치라는 초밥집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기도 하죠
아니면 배타고 온 사람들이 배가 고파서 바로 들어가는 식당일수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 집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란 소리입니다
이 집은 당연히 초밥을 팝니다. 포장이든 식사든 자신이 원하는만큼 초밥을 담아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단순히 이러면 그냥 초밥집이 아니냐 하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기 있는 모오오든 초밥들이 1개당 단돈 110엔이지요. 정확히는 세금포함해서 121엔이지만요
그러니까 계란초밥도 121엔이고 참치초밥도 121엔이고 장어초밥도 121엔이라는 기적의 가격이란 것입니다
회전초밥집에서도 비싸서 선뜻 집지 못하던 것을 여기서는 부담없이 집어먹을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이목과 발길을 이끈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목할 초밥들을 보자면 일단 회로도 먹기가 힘든 고등어 초밥
일식집과 횟집에서 고급어종으로 불리는 금눈돔과 생참치
아무튼 뒤에 돔이 붙어서 맛있겠다 했던 동갈돗돔(히게소리타이), 일반 횟집에서도 보기 힘든 생 성게소
개인적으로 초밥 중 아주 많이 좋아하는 통붕장어와 생새우 초밥 등이 있습니다
와, 이 모든 초밥이 121엔밖에 안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해도 너무 즐겁습니다. 벌써부터 하카타 항의 생선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후쿠오카 사변을 일으키고 싶을 정도
사실 검색하면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실물들을 보니 다시 배가 고파졌기 때문에 일단 원하는대로 담아봅니다
간장과 와사비 등 다른 것들은 여기서 알아서 가져가면 됩니다. 단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적당히 먹을만큼만 챙겨갑시다
접시에 초밥을 다 덜었다면 근처의 직원에게 번호를 말하고 접시를 보여주면 직원이 초밥 갯수를 세서 주문내역에 넣습니다
주문 내역은 앞에 있는 타블렛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내가 초밥을 얼마나 먹었는가 확인하고 제정신을 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담은 첫번째 접시입니다. 시작은 가볍게 12조각으로 시작합니다.
모든 초밥에는 와사비가 없기 때문에 별도로 와사비를 가져와서 뿌려야 합니다
모든 초밥들은 기본적으로 생선이 밥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두껍고 길었습니다. 이게 진짜 초밥이죠. 밥을 가리지 못하는 생선이 얹어진 초밥은 그냥 밥입니다
우선 가볍게 동갈돗돔으로 시작했는데 음, 선어회를 쓰는지 부드럽게 씹히고 좀 더 감칠맛이 돌았습니다. 오...이게 121엔이면 진짜 싼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횟감도 두터워서 신선한 맛의 생참치. 참치초밥은 어딜가도 많이 팔지만 제대로 된 참치초밥을 파는 곳은 생각보다 많이 드물죠
이 집은 참치초밥을 괜찮게 만들었습니다. 비린맛도 없고 입안을 참치양식장으로 만들 정도로 참치맛이 가득 찼습니다
이건 참치의 적신. 절였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적신 특유의 담백한 맛이 제대로였습니다
살면서 금눈돔 금눈돔 많이 들었지만 먹어본 것은 처음입니다. 음....그냥 깔끔하고 담백한 도미의 맛이었네요. 역시 돔은 어딜가나 고급스런 맛이 나나 봅니다
금눈돔을 조림으로 해서 먹으면 또 다른 맛있음이 나온다는데, 다음에는 조림도 찾아서 먹어봐야겠습니다
계란초밥이야 달달하고 부드럽습니다. 보통은 어디선가 계란말이를 납품받아 사용하는데, 이 집은 그런대로 괜찮은 곳에서 납품받는 모양입니다
민물장어(우나기) 초밥. 제가 장어초밥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정도로 생선이 큰 장어초밥은 처음봅니다
일본에서도 민물장어가 바다장어보다 고급어종으로 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장어초밥은 그냥 조각으로 얹어졌습니다
맛은....아.....정석적인 장어양념에 탄탄한 육질의 민물장어가 씹히니 여기 오길 잘했다 싶을 맛이었습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사랑받는 연어초밥. 타이밍이 잘 맞는다면 연어뱃살을 먹을수도 있습니다
잡히자마자 픽하고 죽어서 회로 만들어 먹기 어렵다는 고등어 초밥. 초절임이었는지 생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비린맛 없이 기름진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후쿠오카가 고등어로 많이 유명한데,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고등어 회나 초밥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고등어 회도 먹어봐야지
이제는 생각보다 흔해졌지만 그래도 등급별로 차이가 확연해서 비싼 초밥 취급받는 성게소 초밥입니다. 성게알로 불리지만 사실은 성게소입니다
이거는 성게가 크리미하고 사르르 녹아 진한 성게의 풍미가 느껴지긴 했는데, 곧바로 차조기잎의 강렬한 향이 치고 들어와서 제대로 느끼지 못해 아쉽습니다
게장 초밥입니다. 어떤 게든 상관없이 게 내장은 밥도둑이라고 할 정도로 밥과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초밥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거기에 올라간 연어알의 짭쪼름함이 있어서 이 자체만 숟가락으로 비벼서 먹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한마리가 통으로 올라간 바다장어(아나고) 초밥. 달달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큰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긴 붕장어 초밥은 한국에서도 비싸고 일본에서도 비싼데 단돈 121엔으로 먹을 수 있다니,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2조각 더 집어왔습니다
껍질을 불로 지진 눈뽈대(노도구로) 초밥. 한번 불로 지져서 그런지 지방의 맛이 도드라졌고 익은 살들이 부드러워서 혀로도 짓이겨질 정도였습니다
검색해보니까 이 눈볼대가 고급어종 중 하나라고 하는데, 확실히 맛이 옹골차서 그럴만도 한 것 같습니다
톡톡 터지는 식감과 짭쪼름한 바다향이 나던 연어알. 이것 역시 차조기잎 향이 강해서 비린맛이 들어올 틈이 없었습니다
녹진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육질의 생새우 초밥. 확실히 신선해서 그런지 와득와득 씹히면서 녹진하게 녹았습니다
어렸을때 새우버거를 먹고 두드러기가 온몸에 나서 고생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습니다. 역시 어릴때 크게 당하니까 면역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금눈돔 근처에 있길래 집어봤던 금시돔(킨토키다이). 이게 한국어종이름으로는 홍치라고 합니다
뭐, 이름이야 어쨌든 간에 이 홍치라는 생선도 고급어종으로 분류됐다고 합니다. 그것을 증명하듯 깔끔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슬슬 상점가가 닫을 시간이 다가와서 6조각을 집었습니다. 사실 이집에서 가볍게 20조각만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는 바람에 폭주를 해서
'아, 이러다간 야식도 못 먹을 정도로 배부르겠다'란 생각이 들어 최대한 머리를 봉합한 채 집은 것입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50조각을 먹고 나가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접시를 집으려니까 눈에 확 띄었던 참치뱃살. 최소한 주도로일 것이고 오도로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음, 역시 참치뱃살은 반드시 성공하는 생선입니다. 요 기름진 풍미와 부드러움이 너무나도 황홀해요
그렇게 해서 초밥 학살극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시간이랑 여유가 있었다면 여기서 좀 더 먹었을텐데, 그러기엔 후쿠오카엔 먹을 게 넘쳐납니다
이날 먹은 초밥 갯수는 총 30개에 가격은 3630엔이 나왔습니다. 보통 다른 초밥집에서 30개를 먹으면 이것보다 더 나올테니 싸게 먹은 셈입니다
다 먹어보고 나서 소감을 적자면, 이곳은 마트 초밥이 바람직하게 최종진화한 형태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네타도 크고 두꺼웠고, 신선했고
왜 많은 후쿠오카 관광객들이 이곳에 오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 정도 초밥을 이길 마트초밥은 아마 코스트코 말고는 없을겁니다. 나머지는 반성해라라
만약에 초밥을 먹고 싶은데 너무 비싼 게 먹기 싫다면 여기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사람이 많아서 식사에 대기시간이 생긴다면 포장도 가능하니 도전해보십시오
초밥 외에도 조림이나 튀김과 소스 등 다른 음식들도 팔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초밥을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집에서 먹을 반찬류를 살때도 좋은 곳 같습니다
나중에 후쿠오카는 아예 주방이 딸린 숙소를 예약해볼까...혹시 하카타 역 근처에 주방이 딸렸고 1박 10만원 이하의 숙소가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초밥을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정박하던 배. 하카타 항에 와서 퀸 비틀은 못봐도 일단 배는 봤네요
아마 저 정도면 어선인지 소형 페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이 잠긴걸 봐선 어업할때 사용하는 배일지도 모릅니다
포브스 선정 갑자기 ㅈ망해버린 콜라보 행사 1위
에휴....전에 바쿠고 논란 일으킨 것도 있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나히아 GOAT는 바쿠고 엄마입니다. 반박 시 배때지에 양초 박힌 동탁
밥을 먹고 어느덧 해가 지고 있길래 뭔가 감상에 젖어서 잠시 걸어보기로 합니다. 하카타 항 근처에는 뭔가 큰 컨벤션장이 많습니다
지도 상으로만 봐도 마린 멧세, 후쿠오카 국제 센터 등 큰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여기가 부지가 넒었던 모양입니다
평소 같았다면 연이 닿을 일이 없지만 이번에는 이 일대를 갑니다. 한번 미리 후쿠오카 선팰리스 홀을 가봤습니다
옆에 호텔이 붙어 있었고 커다란 홀 건물이 주차장과 함께 있었습니다
선팰리스 홀은 행사때만 문을 여는지 안에도 불이 꺼져 있었고 문도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면 여기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이제 허기도 채웠고, 아직 상점가가 문닫을 때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는데.....
그럼 어디로 가볼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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