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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성
우유부단한 제가 참 싫습니다.

부모님의 비싼 돈 들여서 게임개발 학원 다녀가면서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6개월간 꾸준히 학원 왔다갔다 하면서 이거 모자르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돈이 무서워 더 못다니고

바로 게임잡 뒤지면서 한 3개월간 이것저것 이력서 찔러 봤습니다.

 

뭐 결론만 놓고 말하면 잘 안됐습니다.

근데 그러고 내린 결론이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기보단 부모님이 항상 바래왔던 공무원 준비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던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말했더니 부모님이 광속으로 학원 알아보자고 데리고 가시더군요.

 

나이 28먹고 부모님 손잡고 학원 가는것도 좀 민망하긴 했는데.

정말 진지하게 상담해주시는 그곳 상담사 이야기를 들어보니 또 두려워졌습니다.

실패하면 어쩌지? 이게 다 돈인데 이게 맞나? 내가 하고 싶은일을 더 시도해보는게 맞지 않을까? 지금까지 해온게 아까운데 조금 더 생각해보고 말할껄 그랬나?

이런식의 생각들이 많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또 나라에서 기업이랑 연결해주는 일경험 제도라고 있는데 거기에 또 사람 구한다는 공지도 뜨고

그러니 또 흔들리네요.

 

뭘 어떻게 해야 올바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무원을 하는것이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는 길이긴 하지만

공부를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자존감도 바닥이고

좋아하는 게임개발을 더 공부하면 직장에 취업시도는 더 해볼 수 있겠지만

취업이 요즘 쉬운일도 아니고 말이죠.

 

이러다 보니 왜이리 자기 줏대가 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약먹고 다니면서 우울한거 어떻게든 해보고 그랬는데.

오늘은 더 침울해져서 조언이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구렁성으로 글을 좀 써봤습니다.

 

댓글'2'
아이콘 여까x24 쿡히이
  • 2024.09.11

저도 공부하면서 하 이게 맞나 그동안 한게 안까워서 못그만두는거 아닌가 그냥 자격증 준비를 지금부터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었는데 결국 지금 애매한상태로 그만두면 두고두고 생각날거같아서 이번년도까지 하고 안되면 깔끔하게 접자라고 스스로 마감기한을 두고 공부하는중입니다 

 

고민을 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한을 정하고 그 기간동안은 다른거 생각 안하고 하는걸로 미련을 끊어내는게 답이라고 생각하네요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하고있는게 맞을까라는 고민은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거니까 고민하는동안은 이도저도 아니고 하나에 집중도 못하고 그냥 시간 버리는중인겁니다 저도 꽤 오랜시간 고민하다 제대로 시작하고나서 그냥 고민할 시간에 할걸이라고 후회중입니다 

 

그리고 정 너무 결정도 못하겠고 고민해결을 못하겠다 싶으면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는것도 좋을거같다고 생각하네요 답이 안나오는 문제를 혼자 생각해봤자 답 안나오는건 똑같아서 다른사람과 얘기하다보면 의외의 돌파구가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이 댓글을

아이콘 여까x24 chepyu
  • 2024.09.11
  • 수정: 2024.09.11 15:01:33

배울 수 있을 때 많이 배워두고 하고싶은거 최대한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가 역붕이 인생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게임회사 다니겠다고 배운 것들, 게임 회사 아니어도 쓸데가 참 많습니다.

게임은 종합 문화에 IT에 서비스업 판매업이 합쳐진 괴랄한 산물이라서요.

게다가 게임 기획하면 입터는거 완전 능숙해집니다.

 

프로그래머야 다른 IT 업계에서 말할것도 없고,

2D/3D그래픽,FX,TA는 영상편집, 영화, 버튜버, VR산업 쪽으로 뛰어들어도 할거 있고,

기획도 작가나 행사기획, IT 업계의 데이터 관리, 일정 관리, 스토리 보드를 써봤으면 영상쪽, 팀 매니징…

심지어 QA도 앱 테스트 명목으로 보안성이 중요한 카카오나 금융 앱쪽으로 취직할 수 있습니다.

게임 QA로 이해도도 오르고 스펙도 쌓으면 다시 게임 기획 등으로 취직하는 것도 보다 수월해요.

그뿐만이 아니라 게임회사다니면 기획자도 코딩하고 그림그리게 되고, 플머도 3D 지식을 요구하고,

아트도 기획력이 올라가거나 TA로 진화하기위해 코딩하고, 여기에 오래 몸 담구고 있을 수록 다재다능해지거든요…

 

저는 그렇게 다니고싶었던 게임회사 때려쳤지만, 어떻게든 먹고 살 궁리는 하고 있습니다.

배워둔게 있으면 인디팀에 들어가든 알만툴이든 건드려서 취미로라도(돈은 따로 벌고) 게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게 인맥이 되고 스펙이 되어서 나중에라도 이직할 수도 있죠.

 

게임 업계는 인맥도 매우 중요합니다.

팀 작업과 분위기를 중요시하다보니 갈등이 적고, 분위기 안 흐리고, 생산적인 논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보니 말이죠.

이 사람 어떤 사람이야? 정도는 물어볼 사람이 인맥에 걸쳐있는게 좋습니다. 저도 취직활동하면 대학교 지인들이나 교수님에게 전화가 와서 학연의 힘을 느낍니다…

그래서 학원을 다닐 때도 주변 사람과 친해지고 좋은 인상 남기시길, 인디 팀같은게 보이면 열심히 참여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걸 스펙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들어가거나, 도중에 프로젝트가 터지거나,

크런치로 불태운 뒤 오픈빨 큰 돈 인센티브로 받고 원하는 삶을 즐기러가는게 일반적인 게임 업계는 이직률이 국내 업계중 1위라서

당장 게임 업계에 들어간다고해도 금방 다시 무직이 될수도 있는거고, 당장 다른걸 하시다가도 기회가 오면 취직하실 수 있는게 게임업계입니다.

 

가끔 네오위즈에서 P의 거짓 후속작 팀원 구할 때처럼

[필수 요건]에 게임에 대한 이해도/열정 같은게 적혀있고

[추가 요건]에 데이터 기획서 어쩌구…툴 어쩌구…같은게 적혀있는 낭만같은 기회도 오니까 그런 기회 놓치지 않고 잡는 것도 좋구요.

반대로 말하면 회사들이 구인하는 프로젝트들의 장르가 내 게임 이해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공부하면 되겠지만 경쟁이 힘든 때도 있다는 걸 납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무원이든 알바든,

우유부단한게 아니라 당장 게임회사에 안 다니는 중에도 돈을 벌 수있는 Plan B를 생각하는거라고 생각하시고,

게임회사 취직준비도 "같이" 힘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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