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저차해서 대학에서 중국 고전 강의를 듣게됐는데
처음엔 고전문학이니 성현의 뜻을 담고있는 그런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소설이라는 문학형태가 성장한 시점이 자본주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명나라라서 당시에 소설을 쓰는 주 목적이 돈벌이였다는걸 배우고 뭔가 짜친다라는 느낌이 없잖아 있음
사대기서라고 나온 책들 보면
연의에서 조조가 여백사 일가족 쓱싹한 편을 인용하셨는데 끝자락이 '진궁은 조조는 동탁과 다를 바 없는 놈이니 여기서 담궈야 한다 생각하면서 칼을 꺼냈다. 다음화에 계속'
수호전에서 독자층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 위해 원래 역사와 달리 황제가 영웅들을 등용해서 금나라 공격대의 선봉장을 시켰다는 어찌 보면 자위적 내용이 나오고
서유기에서 유불선 삼교통합적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독자층을 늘려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 한거고
금병매는 수호전의 어느 한 시점의 내용을 차용해 쓴걸로 알려져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출판법에 걸릴 수준(진짜로 걸려서 완역본이 한국에 없음)의 외설적 내용으로 도배가 되어있고, 전라 상태로 온갖 체위와 기행을 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서 넣어놓은 게 그냥 수호전 에로동인라노벨이고
뭔가 그때나 지금이나 독자층 어그로끌어서 돈벌어야된다는 이미지밖에 나오지 않는게 옛 중국이 대단한건지 그냥 이게 자본주의 문학의 종착점인지 몰루겟서요
이 소설들엔 시대를 대표하면서 사회비판적이고 함축적인 의미가 있으니까 사대기서인건 알지만서도 뭔가 안에 있던게 깨진 기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