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 분기 애니 리뷰 -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3기

아이콘 여까+x1레이나 2024.12.28 22:14:28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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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땜에 밀렸던 럽라 슈퍼스타 3기를 드디어 다 봤습니다

2기가 워낙에 ㅈ망했었어서 기대보다도 걱정이 더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만

그런 걱정을 전부 날리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와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기본 작화도 평균적으로 무너지는 장면 없이 준수했고,

라이브 연출도 2기보다 훌륭해졌습니다

애니 2기에서는 러브라이브 애니메이션 특유의 스토리 - 라이브의 연계성이 사라져서 스토리와 노래가 다 따로 놀았었지만,

3기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잘 부활하여

노래와 퍼포먼스 모두 각각의 스토리를 잘 담아내었습니다

 

서사적 측면에서 살펴봐도

툭하면 시부야 카논 만능론 나오고,

2학년과 1학년의 실력차이를 강조해놓고서는 결국 아무런 문제 해결 없이 러브라이브 우승이라는 결말이 나왔던 2기와는 다르게

3기에서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11명 모두의 서사가 잘 담겼습니다

특히 2기 개인 스토리가 망했었던 오니츠카 나츠미는

신규 캐릭터인 오니츠카 토마리와 자매인 덕분에 초반 스토리에서 비중도 높았고

그러면서도 재능 부족으로 여러 꿈을 포기하며 지내왔던 과거사 등, 부족했던 자신만의 서사도 잘 챙겼고,

또 개인 서사가 부족하였던 사쿠라코지 키나코는

자신의 이름이 붙은 에피소드 한 화를 부여받아 2학년 캐릭터들의 정신적 성장을 대표로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럽라 전통의 라이벌 아이돌이 없었습니다

1기에서는 서니패션, 2기에서는 마르가레테가 그 역할이었고

3기 초반부까지는 토마리와 마르가레테가 어느정도 반동인물의 느낌을 냈지만,

결국 모두 리엘라에 합류하면서 라이벌이 사실상 없는 러브라이브 애니가 되었습니다

2기도 막판에는 사실상 라이벌이 없어서 러브라이브 우승이 엄청 심심하게 보여졌었고,

우승을 했는데도, 시청자 입장에서 크게 감동을 받지 못했었음..

근데 3기는 라이벌이 없음에도 러브라이브 우승이 거져먹기처럼 느껴지기는 커녕

3학년 5명의 마지막 러브라이브, 11명이 다 같이 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라는 서사가 담긴 덕분에

충분히 감동적인 우승이었습니다

 

정리하면

ㅈ망했던 2기의 단점들은 버리되, 2기의 큰 스토리 축 만큼은 살려서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2기를 부정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기억 취급하지 않고,

원점회귀의 자세를 취한 것인지,

1기의 주요 장면들을 다수 오마주하였으며

예전처럼 라이브와 스토리의 연계성도 짙어지고,

11명이나 되는 멤버들의 서사와 비중 모두 고루 챙긴 애니메이션입니다

 

"2기가 워낙 ㅈ망했어서 평타만 쳤는데도 잘 만든 것처럼 보인다" 가 아니라,

진짜로 잘 만들었습니다

시리즈물이라는 특성상 앞의 스토리를 다 봐야되긴 하지만,

럽라 전체 애니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함 ㄹㅇ...

 

다시 러브라이버가 된 지는 이제 1년 좀 넘었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리엘라는 특별히 오시 캐릭터도 없고

니지동이나 하스노소라 만큼은 마음이 안 갔었습니다

근데 이번 애니 보고 진짜 리엘라 너무 좋아짐..

 

===

 

그리고 잠시 머리를 식히고 본업인 프로듀서의 관점으로 돌아와봅니다...

게임을 메인으로 신규 유입들을 챙기고 있는 하스노소라와 가쿠마스가 서로 비슷한 위치라고 치면,

그 이전 선배들인 리엘라와 샤니마스가 서로 비슷한 위치일텐데,

리엘라는 2기의 실패를 극복하고 3기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반면에

샤니마스는 애니 1기 2기 연속으로 박았고 게임도 지지부진...

이제는 사실상 본가나 데레, 밀리처럼 유입이 생기기 어려운 고인물 IP가 되어버린 것 같아

참 착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