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훈련소 수료하고 난 다음 정리해서 글 쓰려고 했는데...
각개전투 평가와 20km 행군이 예정되어있던 지난 수요일 아침,
갑자기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제식 연습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더니 오후에 갑자기 휴대폰 사용 시간 10분을 주더라구요.
어젯밤 계엄령이 선포되었다가 취소되었으니 집에 무사하다고 안부 인사를 전하라고...
전화하면서 세부 내용을 보고 들었는데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애초에 저를 포함한 전공의들은 파업한 적이 없고 사직서, 임용포기서를 내고 나간건데...
대체 어떤 미친놈이 파업 중에 군대를 갑니까??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하고,
개인적으론 훈련소 내에서 힘들어하는 동기들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중대장님과도 소통하고 면담할 기회도 얻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던 중이었는데
한 순간에 국가의 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지난 6년간 난 뭘 위해 공부했나... 곰곰히 생각하던 중 현타가 쎄게 왔고, 눈물이 나오는 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생활관 동기들이 와서 위로해주더라구요. 정말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이렇게나마 남겨보고 싶어서 폰 사용 시간을 활용해서 적어보게 되네요.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