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엔딩에 관한 간단한 고찰(장문주의)

choise_ 2024.11.12 02:58:31 출처:

요즘 여러 만화들이 엔딩을 ㅈ박고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결말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생객해봄

결론은 결국 얼마나 개연성이 있는가, 다시 말해 얼마나 설득력이있고 납득 가능한 형태의 결말인가 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해피엔딩? 배드엔딩? 그런건 의미없음. 해피엔딩만이 좋은 결말이라면 세상에 비극은 없었음. 독자들이 원하는건 도파민 터뜨리는 배드엔딩도 마냥 꽃밭인 해피엔딩도 아님. 지금까지 쌓아왔던 이야기와 서사와 모든것들이 어떻게 끝맺음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봄.

예를들어 강연금. 분명히 해피엔딩임. 형제는 목표했던 바를 이루었으며 다소의 희생이 있었지만 흑막의 계획도 저지함. 다만 그 과정에서 호엔하임의 죽음같이 분명한 마냥 해피하지는 않음. 그렇지만 모든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었음.

 또는 사이버 펑크 엣지러너. 대표적인 배드엔딩 작품임. 데이비드는 루시를 살린다는 목표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과 본인의 다른 친구들이 모두 죽게됨. 하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서사들이 맞물리면서 납득되고 여운깊은 결말이됨.

그에 반해 최애의 아이. 솔직히 마지막화 3화정도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봤음. 분명 영화로 사회적 매장이나 급작스럽게 세탁기 돌리려는 무빙이라든지 이것저것 작위적으로 느껴졌던 부분도있지만 어느정도는 그럴수도있겠다 싶었고 마지막에 세탁기 부숴버리는 장면에서 캐릭터성을 버리지 않았던것같아서 좋았음. 그리고 동귀어진 자체도 그럴 수 있다고 봤음. 적어도 무지성으로 칼빵 넣고 끝나는것보다는 계획적이었으니까. 다만 문제라고 생각되는건 그 이후에 아쿠아의 죽음과 회상, 시체 싸다구와 같이 이해를 벗어난 장면들임. 지금까지 쌓아온 서사들을 깡그리 무시하는듯한 결말에 얼이 나갔었음.

또 다른 예시로 나히아.

얘는 중간에 보다가 하차하고 엔딩만 따로 봤는데 더 할 이야기가 없음. 딱 미도리야의 동상과 선생으로써 잘 적응하고 학생들을 이끄는 모습. 그리고 올마이트가 건넨 변신슈트를 거절하고 '저는 지금 학생들의 미래를 이어주는 최고의 히어로입니다' 라고만 했으면 지금처럼 씹창은 안났음. 1화에서부터 쌓아온 서사를 마지막화에서 전면적으로 부정함. 개인적으로 수미상관을 이렇게 하는 작품은 처음이었음.

마지막으로 주술회전.

얘는 진짜로 막장드라마 보는 기분이었음. 매화마다 추가되는 억지 설정, 끼워맞추기, 얼버무리기가 너무 많았음. 시부야사변 이후부터 뭐지?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맛탱이가 가버림. 제일 크게 느꼈던건 고슼대전부터였음. 미친듯한 도파민은 보장했지만 그건 그저 순간적인 장면들에 느꼈던거고 전투의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았음. 특히 최종보스전이라고 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로 '그래! 이것도 있었지!' 싶어야 하는데 없던 정보들이 뿅뿅 생겨나면서 억지로 이어나가니까 굉장히 어색하고 어설퍼 보였음. 솔직히 고죠보다 스쿠나 죽었을때 더 뜬금없어서 '엥?' 싶었음.

 

아무튼 말이 굉장히 길어졌는데 결론은 독자들이 원하는건 결국 설득력이라는거임. 아무리 현실적인 결말도 서사와 맞지않으면 이상한 결말이고, 아무리 비현실적이고 허황되더라도 서사와 맞물려서 설득력을 가진다면 좋은 엔딩이 될 수 있다는 점임.

 

 

...나 왜 이렇게 흥분했지? 흠... 잠이나 자야겠다 구렁성 구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