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것저것 쓰고 싶은게 많은데 하나로 묶어지는 키워드가 없어서 게임으로 퉁치고 적어보려 합니다.
대충 제가 했던 게임들 사건사고 라던가 세계관이라던가 기초 시스템이라던가 그냥 제가 하는 게임 이거저거 적고 싶은거 적는 글이 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모바일 가챠게임 전반을 뒤집어놨던 대사건과 그로 인해 생긴 결과물에 대해 적어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오늘 주인공이 될 게임은 바로....
10년을 해먹고 아직도 사이게의 밥줄을 하고 있는 그랑블루 판타지 입니다.
10년 동안 운영한 게임인 만큼 다양한 사건 사고가 있습니다만 오늘 알아볼 사건은 본 게임 뿐 아니라 당시 운영되던 모든 가챠게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대사건.
안치라 사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사건 이전 배경 설명
그랑블루 판타지의 가챠 시스템은 두 가지 재화를 사용합니다.
보정석이라고 하는 무료 재화와
모바코인이라고 하는 유료 재화가 그것이죠.
각각 3000개에 10뽑이고 모바코인 3000개의 가치는 현시점 3150엔입니다.
가챠겜 평균이죠.
모든 모바일 가챠게임이 그러하듯 그랑블루 판타지에도 상시 캐릭터와 한정 캐릭터가 있습니다.
상시야 뭐 상시니까 그렇다 치고 문제는 한정인데 그랑블루 판타지 한정 캐릭터는 시리즈로 나뉘어질 만큼 그 종류가 많습니다.
'레전드 페스', '그랑데 페스'라고 하는 소위 SSR 2배 이벤트 한정으로만 등장하는 '리미티드' 시리즈.
계절, 기념일 등의 시기에만 추가되는 발렌타인, 전통복, 수영복, 크리스마스 시리즈.
그리고 '신년'에 추가되며 그 년도에 해당하는 십이지의 컨셉으로 출시되는 '십이신장' 시리즈.
위의 세 시리즈가 바로 유료 한정 캐릭터들의 시리즈 입니다.
안치라는 2016년 원숭이의 해를 기념하여 나온 십이신장 캐릭터로 전년도인 2015년 양의 해를 기념하여 나왔던 십이신장 아닐라 다음으로 나온 두 번째 십이신장 캐릭터입니다.
아닐라(빵ㅋㅋ)
전년도에 나왔던 아닐라가 당시 기준 1티어 성능캐였고 안치라도 1티어 성능캐일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기. 실제로 성능캐로 나오기도 했었기에 2016년 신년 가챠에 많은 단장들이 꼴아박은 것은 당연한 이치였습니다. (그랑블루 판타지의 주인공은 기공단이라는 집단의 단장이라는 설정)
그리고 추가로 하나 더 설명하자면 당시 그랑블루 판타지 가챠 페이지 하단에는 가챠 이력이라고 하여 누가 뭘 뽑았는지 보여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처참한 폭사의 현장....(저기 나와있는 SSR들은 캐릭이 아닌 소환석이고 당시 기준으로도 꽝이라 불리는 녀석들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 적어보죠.
2. 왜.... 안나와?
2016신년을 맞아 레전드 페스(SSR 두배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안치라를 뽑기 위해 많은 단장들이 뛰어든 것은 자명했지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집니다.
분명 오픈 하자마자 많은 단장들이 수없이 돌렸을 텐데 가챠 이력에 안치라가 안보입니다?
심지어 누구는 2000뽑 넘게 해서 겨우 뽑고 누구는 2000뽑 넘게 했는데 폭사 했습니다?
아닐라 때만 해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유저들이 의문을 표합니다.
'이거 안치라만 확률 삐꾸난거(조작한거) 아니야?'
당시 2522뽑 폭사 유저의 인증 스샷 중 하나
이쯤 되니까 다들 돌아버리기 직전인 와중 올라온 공지는 이랬습니다.
'확률업 적용 대상은 비적용 대상보다 분명히 확률이 높다'
뭐. 당연히 그렇겠죠. 근데 확률업 적용 대상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로 불타고 있는데 그거에 대한 설명은 없죠? 불타죠? 난리나죠?
그렇게 한참을 불타 아침방송인 후지 테레비의 메자마시테레비라는 방송에도 짤막하게나마 등장할 정도로 화끈한 사건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2016년 2월 25일 니코니코 생방의 공방에서 당시 프로듀서였던 하루타 코이치가 직접 사과하며 당시 코인/10연티켓을 통해 뽑은 모든 기록에 대한 전부 보상을 선언. 환불은 아니고 보정석으로 돌려주는 거였지만 아무튼 어느정도 진화되게 됩니다.
이후 3월 10일 부터 가챠 테이블 확률에 대한 투명한 확률 공개가 사이게의 모든 게임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상시 확률, 개별 등장 확률, 페스 적용 확률 등) 더 이상 타인의 가챠 이력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이후 그랑블루 판타지에는 두 개의 과금러 구재 시스템이 추가되는데요.
하나는 픽업 캠페인 기간 안에 300뽑을 할 경우 확정으로 픽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창광의 어인'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캐릭터 중복무기가 뜰 경우 고가치 아이템(무기 확정 상한해제 아이템, 비캐릭 SSR 가챠 무기, 캐릭터 혹은 소환석 '확정' 교환권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재화를 주는 '문'(R : 브론즈문, SR : 실버문, SSR : 골드문)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의 등장 이후 타 가챠겜에서도 구재첵에 대한 성토가 나오게 되고 결국 '천장'이라 불리는 개념의 시스템이 모든 가챠겜에 필수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가챠게임들이 천장을 200으로 낮추는 추세에도 창광의 어인은 아직도 300천장을 유지하고 있다. 개자식들.)
3. 이후에 있었던 많이는 모르는 뒷이야기
이후에 더 다양한 뒷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모르실 겁니다. 게임 내부의 이야기라서....
천장과 중복 구재 시스템의 형성 이후 이 미친 녀석들이 갑자기 "이제부터 모든 신캐는 한정으로 낼게요."라는 미친 소리를 합니다.
실제로 일정 기간동안 신캐가 모두 한정으로 나오는 참사가 벌어집니다만
몇개월 후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네요."
하고 당시 신캐로 나왔던 한정들의 상시 전환과 함께 짧은 해프닝은 막을 내립니다.
4. 글을 마치며
당시 저도 저 사건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입장에서 쎄함을 느끼긴 했었네요. 당시에는 학생에 무과금이어서 보상은 못받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챠 이력에 픽업이 없다는 기억은 확실하게 남아 있습니다. 두렵더군요.
근데 저 사건을 이후로 가챠판에서 이런 일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만....
저것보다 더 한 사건들이.... 어휴....
서일본은 동조선보다 멥다.
제발 앞으로는 가챠 확률 같은거 가지고 장난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의외인 얘기입니다만 저 사건 이후 소비자청의 조사 결과 SSR 그룹의 각 아이템은 설정된 확률대로 출현했고 그룹 전체에서 출현율이 6%에 도달했다는 것 등을 확인했다며 표시와 설정에 허위는 없으며, 우량·유리 오인이라는 부당 표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위법성이 없다고 했답니다.
우우 역부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 모르게써.... 뜌따....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