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나니까 너무 짜친데 길어서 전주는 접었습니다)
형이 외국에서 살다가 추석? 겸(반박자 빠르게) 아버지 생신 겸 해서 왔습니다
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저녁 먹는데
- 고기 열심히 구해왔는데 부모님보고 구우시라고 할 수는 없고 형은 고기 못 구우니까 아까워서라도 내가 구움
- 부엌에서 구워서 전달...하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굽는거 보면서 먹고 싶으시다고 함
- 고기 꺼내고 준비하는 사이에 아버지가 버너 가지러 가심
- 엄마는 접시랑 집기 꺼내가심
- 형은? 밥상에 신문지 세장 깔고 앉아있음
- 땀 뻘뻘 흘리면서 고기 구움
- 앉은뱅이상인데 버너가 상 가운데 있어서 앉아서 구웠다가 무릎 꿇었다가 엉거주춤 섰다가 하면서 구움
- 엄마가 의자 가져다줄까? 하시지만 엄마는 가만 계세요!시전
- 형은? 아버지 하이볼 말아드린다면서 두 잔 말아서 아버지랑 대작 중
- 뭐...그럴 수 있지
- 고기 막판에 구우면서 프라이팬에 남은 육즙으로 스테이크 소스 만듦
- 만들다가 소스가 다리에 튀었는데 팬에 소스가 더 많고 이미 그릇에 따르는 중이라 손을 움직이면 안됨
- 인상쓰면서 소스 마저 처리하는 동안 휴지로 소스좀 닦아달라고 함
- 형은 휴지를 두 장 뜯음
- 어디? 하고 가만히 있음
- 엄마가 와서 휴지 더 뜯어서 소스 닦아주심
- 화장실 가서 흐르는 물로 상처 식힘
- 식히는 동안 형이 '쟤가 알아서 할거니 가만히 계세요' 시전하고 아버지랑 마저 대작함
- 식히고 나와서 메디폼 찾아서 붙임
고기 다굽고 남은 고기 드시는 동안
- 엄마가 정리하려고 하심
- 내가 뺏어서 정리하고 설거지함
- 아버지는 생신이니까 마저 드심
- 형도 대작하면서 고기 먹고 있음
- 다 치우고 오니까 아버지가 고기 더 드시고 싶으시다고 더 굽자고 함
- 엄마는 밤 슬슬 늦어가는데 더 먹는건 걱정이라 나랑 고기 이만큼만 하자 하고 수군수군함
- 너무 힘드니까 고기 부엌에서 구워온다고 하고 부엌에서 구워서 드림
- 아버지는 너 음식점해라 하고 따봉
- 형은 옆에서 고기 먹음
그렇게 고기를 1차로 굽고 정리하고 2차로 굽고 케익 자르자 해서 케익 나눠먹고
너무 힘들어서 이제 방에 들어가려고 함
- 아버지가 요리 니가 다 했으니까 다 치우고 가라고 함
- 엄마는 애 고생했는데 그냥 당신께서 하신다 함(그건 안된다고 말림)
- 형? 화장실 들어감
- 난 웬만하면 하는데 상처도 아프고 허리아프고 다리아프고 해서 형 시키라고 함
(아니 1차는 내가 굽고 치우기 다 했는데 2차 프라이팬 딱 하난데)
- 아버지께선 그냥 니가 해라 하심
- 형 화장실 나왔는데 앉아서 그냥 구경함
- 엄마는 이미 치우시기 시작
- (시발) 그냥 내가 치우고 설거지함...멀리서 왔으니까 참는다...
- 멀리서 왔으니까 참는다니까 형은 자기 하이볼 한잔 더 말아서 홀짝거리고 있음
지 ㅈ대로 하고싶다고 혼자 나가서 개고생하는거 솔직히 내가 알 바 아닌데
아직 문중 어른들이 많아서 집안 단위 행사가 많은데 다 '외국에 있으니까' 스킵하고 그 사이에 장손 역할 내가 다 하고 왜 저놈은 안왔냐 하는거 내가 실드 다 쳐주고
하는 꼬라지 보니까 외국에서 아예 나가서 살 것 같아서 최소 1n년간 이어질 집안 행사는 나 혼자 주관하게 생겼고
그렇게 자잘하게 뭔가 뭔가임이 쌓이는 와중에
오늘 아침에 엄마가 고기 남은걸로 육전 하셨다는데 아침 안먹음(식이조절)+바빠서 먼저 출근했다가 육전 구경만 했던거 좀 맛이나 보면 좋겠다 하고 집에 왔더니
그새 그 육전 한 통 있던걸 홀랑 먹어버리고 집에도 없음
그 고기쪼가리 시발 내가 그냥 사와서 해먹으면 되는데
왜이렇게 서운한지 모르겠어요
지 여행 와있는동안 나 뭐 하고있든 편할때 와서
나 아이디 없는데 배민좀
너 쿠팡회원이라매 쿠팡좀 하고 링크 카톡으로 딸깍하고
그래도 외국에서 왔으니까...하고 그냥 넘겼더니만
하...그냥 제가 속이 좁아서 꼬운건지 진짜 밉상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스트레스 받으면 원래 폭식하는 사람인데...그렇다고 또 먹으면 약물치료 하는거 도루묵이라 그럴 수도 없고 어쩔 줄 모르겠음
스트레스 푸는 다른 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