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겜이니 직접적인 네타바레는 안 할게요. 그래도 심한 스포니까 이 충격과 공포를 방장과 함께하고 싶으시면 뒤로가기 ㄱㄱ

턴제게임에서 불합리한 확률 요소를 배제하고,

JRPG의 재미요소를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으며, 화려한 연출, 환상적인 아트가 매력적인 게임이라

점수를 매기자면 5점 만점을 줘도 모자라지 않을 게임인데

올해 고티...는 물 건너 간 거 같아요.

스토리에 꽤 큰 균열을 느꼈습니다.

세계의 명운을 건 원정대의 대서사시는 단 한순간에 나락을 가게 됩니다.

JRPG는 시작부터 마왕을 내세우기 때문에, 여기서 2절을 하려면 마왕보다 상위의 존재, 신을 내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33원정대는 신이 아니라 친숙하기 그지없는 존재를 최종보스로 세워버렸습니다.

게다가 그와 싸우는 명분도 (관점에 따라) 하잘것없는 것이죠. 때문에 위기감을 조성하지 못합니다.

이를 스토리텔링에서 잘 보충해줬어야 됐는데, 반전요소로 넣겠다고 너무 마지막에 치고들어오는데다가, 동시에 다른 주제까지 같이 들어오는 바람에 제대로 사고가 났습니다.

샘스파 3편과 비슷해요. 본래 샌드맨 단독빌런으로 기획하던 영화에 베놈을 끼워넣으니까 두 빌런의 서사가 충돌하고, 그들을 대하는 피터 파커의 태도에 모순이 생겨났죠.

그래서 얼핏 보면 이 겜도 엔딩이 이해가 안 갑니다. 'ㅅㅂ 이럴거면 왜 싸움?' 소리가 나와요.

작품 전체에서 보여주던 주제만을 고려하면 마지막에 누구의 행동이 이해가 갑니다.

어딜 가든 원정대원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있고. 그리고 그들의 일지(사실상 유서), 썩은 나무 같은 네브론과, 꽃잎으로 고마주되는 캐릭터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들어와버리네요?

게다가 가족서사까지 떠블로?

그래도 사회규범적이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결말은 아니기에, (그 어딘가에 인신공양 하는 마을)

완전 개썩창까진 아니고, 옥에 티 정도로 봐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