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백치미.
규중처녀, 온실 속의 화초, 금지옥엽처럼 자라서 세상물정 모르는 가련한 아가씨, 는
현대에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는 범세계적 사회풍조에 휩쓸려 사라져 갔습니다.
이제 와서 백치미 히로인을 내세우면 문제점이 이만저만 아니죠.
전개가 답답해지고, 여성을 위약하게 묘사했다고 불쏘시개가 될 우려도 있고
정작 남성 독자들의 수요도 가련한 여성보다 강한 여성 쪽으로 몰리기도 했고요.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정면으로 부닥치게 되는 숙명을 타고 난 백치미입니다만,
최근에 저는 영애물에서 백치미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심경은 마치 산삼을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마지막으로, 그녀들이 어떻게 이 험난한 시대의 풍파에도 지지 않고 꿋꿋이 살아남았는가?
1. 돌고돌아 정통적인 백치미로
결국 그리 됐습니다... 라고 일축하기에는 달라진 점이 명백합니다.
히로인은 중요한 순간엔 의견을 피력할 줄 압니다.
그리고 주위로부터 후의를 받고 나면 그에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무언가 재주를 부릴 줄 압니다. 얼굴만 이쁘고 무력한 히로인은 현대에 안 맞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제약사항을 가득 걸치고 나면 겨우겨우 현대에서 히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인권을 부여받게 됩니다.
백치미는 힘든 것입니다.
2. 착각물을 응용
백치미의 대전제는 '특수한 성장배경'으로 인해 세상물정을 모르게 자랐다는 개연성입니다.
그걸 생략하면 그냥 정박... 빡통이 되는 것이와요.
하지만 이 점, 세상물정을 모르게 자랐다는 배경을 잘 응용하면 착각물로 연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능'이 아니라 '가치관의 차이'로 만드는 겁니다.
그로 인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히로인이라도, 밖에 내놓으면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게 목표지요.
백치미란 곧, 보호욕을 자극하는 존재이기에.
3. 어케했노 ㅅㅂ련아
위의 짤 중 마지막에 오는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은 규범을 적용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백치미의 성격도 지니면서, 다재다능한 먼치킨이고, 병약하면서도 노력가이고, 원영적인 사고, 선녀와 같은 마음씨를 지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되나고요? 직접 보세요.
인과응보도 적정하고, 세탁도 잘 하고, 영지개척 느낌도 나고, 떡밥회수도 잘하고, 기승전결도 확실함.
얼마전에 애니화도 결정됐답니다. 무려 토호 애니메이션에서요.
다른 첨부이미지들도 정말 재밌고 귀여우니 강추하옵니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셔도], [삐뚤어진 기사와 푹신푹신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