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쓰려고 했는데 관련된 추억들이 줄줄이 흘러나와서 너무 고봉밥이라 그냥 글로 써볼려구요
되게 LA 경험을 줄줄이 얘기하시던 그분 같은 느낌의 긴 이야기라 많이 길긴 함
콘솔 게임류가 어릴 적에 유행하긴 했는데, 대놓고 게임용으로 나온 기계를 부모님이 따로 사주시진 않았던 이유로
당시 태동하던 PC 온라인 게임이 어릴 적 경험의 대부분이긴 합니다.
제 인생게임은 갓겜은 아닌데 제 인생 안에서 큰 획을 그어준 작품들
1. 샤이닝로어(구판)
처음으로 해본 3D MMORPG였고 당시에도 비슷비슷하던 무협, 판타지 배경 게임들과 다르게
특이한 세계관과 직업군이 매우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몬스터들도 캐주얼하고 참신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음악도 꽤 괜찮았어요.
어릴땐 몰랐었는데 게임 하고 있을 땐 이미
축구 유니폼(2002 월드컵 때 한국팀 우승할때마다 스펙이 2배되던...그리고 4강까지 간) 때문에 게임이 반쯤 조져진 상태였긴 하지만
그거 없이도 재밌게 하던 게임. 유니폼 사태도 있고, 적당한 과금모델을 못 찾았던 것, 개발사인 판타그램이 킹덤언더파이어 계속 만들겠다고
엔씨에 팔아넘긴 것...만 아니었다면 계속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게임도 좋고 세계관도 좋아해서 팬카페에서 소설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게임이 엔씨에서 부활한 후에도 계속해서, 처음으로 인터넷 친구도 사귀어보고 했지만 친구도 게임도 안 좋게 끝난 게임이기도 합니다.
2. 팡야
캐릭터 비율 같은 게 샤이닝로어랑 엇비슷해서 디자인도 좋아했고, 골프인데 골프 같지 않은 느낌인 게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TMI지만 팡야 내의 스포츠는 설정상 실제 골프는 아니고 용사들이 뭐더라 세계의 어딘가 마왕이었나 그런걸 구멍에 몰아넣고 봉인한? 그래서 세계를 구한? 그런걸 기려서 공을 홀에 넣는 이벤트가 스포츠가 되었다던가
아무튼 캐릭터를 좋아했어요. 쿠랑 아린, 피핀이 좋았음. 아마 시즌 2때 하고 중간에 잠깐 뭐 하면서 잊어먹었다가 시즌 4때 다시 하고...잘하진 못했지만, PSP 게임 나오기 전 유저 테스트에 응모해서 본사 가서 개발중이던 게임도 해보기도 해서 좀 각별합니다.
PSP 게임도 재밌게 했고, 음악도 좋아했는데 특히 좋아했던 PSP판 엔딩곡은 작곡가 문제로 이제 없는 셈 치는 중
늘 켜보는 건 아닌데 PSP가 아직 집에 있긴 해서 지난 번에 PSP가 켜졌을 때도 한참 해보긴 했습니다. 이젠 켜질지 모르겠네요.
게임도 날아가고 회사도 날아가서 매우 슬픕니다.
3. 마비노기
얘는 3차 클베 때 서울게임쇼(!)에서 접하고 아아주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팜플렛은 아직도 갖고 있어요.
북유럽 판타지 세계에서, 영웅이 아닌 주민으로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여러 시스템들은
게임을 잘하지는 못하는 저에게는 꽤나 유혹적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게임의 플레이어들은 요즘은 없는 몹 취급하는 회색 늑대보다 피통이 적은 사람도 왕왕 있었고,
마을 밖을 나가는 것 자체도 생각보다 꽤나 모험인 편이었거든요.
알비던전도 두세 명이서 들어가고(뭐 2시간 제한의 문제도 있었지만) 키아던전도 8명 파티로 들어가던 시절이니...
점점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다들 서큐버스 만나보겠다면서 의지를 불태우고 던바튼을 주 무대로 삼기도 하고 그랬지요.
지금은 결국 손을 놓긴 했지만, 10대 시절과 20대 시절을 모두 함께한 게임이라 기억에는 남아있습니다.
많이들 욕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옛날 그 포부 넘치던 데브캣 시절을 기억하던 터라 데브캣이 변했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요.
다 필요없고 그냥 오베 때 기준으로 2시간 제한 걸리는 클래식 내주면 안될까...
클래식 마비노기가 제일 재밌었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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