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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엘프 제사장

 장수종인 우리 엘프는 종족의 수장인 제사장의 자리는 차기 제사장 앞에서 숨을 거두기 까지 담당하게 된다.

역대 제사장들은 혁혁한 업적이나 공적을 세우거나, 중간계에 길이 남을 악명을 떨치거나 하였고, 어떤 제사장이든 타의든 자의든 수명이 다 하기까지 그 권력을 잡게 된다.

그래서 긴 기간동안 집권하는 제사장에 지친 하등 시민들로 부터 혁명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 그래도 이번 제사장은 좀 다르지 않슴까? "

155년 전 부터 나의 7번째 보좌를 맡고 있는 병사다.

 

" 확실히. 집권 이후, 어떤 업적도, 악명도 없지. 그래서 문제 인 것이다. 왜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움직이지 않는거지? "

제사장실까지 완전 무장한 소수의 병사와 보좌를 이끌고 혁명을 일으키러 가는 분노한 대장군. 여러번의 혁명을 막아오고, 일으킨 장군. 지금의 제사장을 추대한 현 권력의 중추. 천여년간 7번이나 바뀐 보좌는 부족하나마 나의 혁명 성과를 이야기 해준다.

 

천년이 넘는 삶에서 여러 제사장이 있었지만, 이런 제사장은 처음이다. 마법학회 출신으로 집권 이후, 제사장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최고의 천재이자 무능한 제사장. 그 제사장으로 부터, 인간들의 침략으로 부터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제사장실에 도달했다.

 

제사장이기 전에 나의 소중한 친구인 당신이 이것 밖에 안되는 엘프였나? 내가 무력으로 당신이 종족의 지낭로서 모두를 지키겠다는 맹세는 허언이였나? 

내가 추진하고 뿌린 무능의 씨앗은 직접 거두는 수 밖에...

 

 " 여기부턴 나 혼자밖에 못 들어가겠군. 결계가 쳐져있다. 보좌는 장군대리로 현재 인간군과 대응 중인 병력들을 지원하라. "

 

 

 제사장실에 들어서며 옛날과 같이 읇조렸다. 친구의 이름을

하지만 아무 반응도 없는 적막한 분위기만이 내 신경을 건드렸다.

설마 도망간건가? 처음으로 마주한 상황에 당황을 금치 못 한 나는 발이 바빠졌다. 제사장실 내부 집무실로 들어가자 어지러진 서류와 마법진 안에서 어릴적보다 창백한 얼굴로 양손에 서류를 들고 업무를 하는 친구를 보았다.

 

" 오셨습니까? 엘프의 영웅이여. 인간군의 침입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왜 여기에 계신 겁니까? "

모든 보고를 받고, 지켜봤을 놈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질문하였다.

 

" 내가 뿌린 무능의 씨앗을 뿌리 뽑고 내가 제사장이 되기 위해 왔다. 그것이 이 나라에 대하 나의 유일한 속죄일 터이니. "

 

" 아직 보고를 받지 못하셨는지, 머리가이상해진신건지, 슬슬 서로 죽을 때 인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전혀... "

그의 의미심장한 말과 창백한 웃음에 나는 왜인지 분노가 사그라 들었다.

근 천년동안 봐왔던 친구인만큼 잘 아는 것이 있다. 친구의 상태가 많이 이상했다.

자책감과 죄책감에 의한 자기혐오에 휩싸여 흘려 들었던, 보좌가 했던 보고가 생각났다. 사상자 및 피해가 어느정도 있지만, 모종의 대범위 마법으로 사망자는 없었고, 그 덕에 현재는 엘프수비군이 전방에서 대처하고 있다는 보고.

그리고 딱 봐도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 정교한 마법진 위에 있는 나의 친구. 자세히 보니 마법진 내부에는 하나의 나라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것 같았다.

 

" 너..  설마..  "

그녀가 입 버릇 처럼 말해왔던 꿈의 실현. 대 국가 수호마법.

말도 안된다고, 대가가 감당되냐고 했던 헛된 소리. 그걸 완성해낸 엘프가 여기 있었다. 자신을 대가로서...

 

" 그때 이야기 했잖습니까, 당신은 무력으로,  제가 지낭으로 이 나라 모든 사람을 지키자고. 뭐 오크 대가리만큼 멍청한 당신이 기억한다고는 생각 안하지만. "

조용히 흐르는 입가의 선혈이 창백한 얼굴과 대조되어 시선을 빼았는다.

 

"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제가 모르겠습니까? 악명과 공적 어느것도 없는 무능한 제사장. 시대를 유지시키는게 한계인 무능력. 사실이지만서도, 제 취임식에 얼굴도 안 비친 당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게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뭐 장로놈들이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생각마저 집어 삼키다니..

취임식 때 저는 모든 이들에게 평소와 같은 일상을 지켜주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당신이 행동하기 편할 것이고, 저는 그저 지킬 뿐이고. "

 선혈이 한줄 더 늘었다. 이번엔 창백한 팔에서. 그 다음은 머리, 지금보니 그녀의 바지와 바닥도. 

 

" 155년..  길지도 짧지도 않았습니다. 푸념좀 하자면, 당신의 혁명에 참전하고 제사장이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당신과 나라를 위해 더러운 장로원의 암투로 부터 버티기도 솔직히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당신이 있어서, 당신을 믿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왜 스스로 자책하시고, 죄책감에 빠져 이렇게 우둔해 지신 겁니까. 그깟 장로들에게 현혹되시다니 "

 

' 대장군 이시여, 대장군이 추대하신 제사장은 정말 이게 최선입니까? 당신의 혁명은 고작 이런 현상 유지를 위해서 입니까? 대국적으로 보십시오. 지금의 제사장은 아무 능력도 없습니다. '

 

" 당신의 짐을 같이 들고자 이 자리까지 온 저인데 어째서 혼자 힘들어 하십니까? 제가 나눠들고 싶어도 취임 이후, 한번도 얼굴을 비치지 않은것은 어디에 누구 입니까? "

 

' 나라의 머리와 힘은 분립되어야 합니다. 제사장 당신의 친우라고 해도 다를건 없지요. 공과 사를 나누셔야 합니다. 사가 공에 영향이 갈 경우 사 마저 쳐내셔야 합니다. 대장군이 되신 만큼 행동거지를 중히 여기셔야 합니다. '

 

" 왜..  나를 믿지 않았어... "

 

" 나..  나는... "

 

" 그래도 당신이 와서 다행이야. 이 마법의 대가는 대충보면 알겠지? 나는 당신과 우리를 위해 이 자리에 섰고, 언젠가 왔을 순간이 지금 왔을 뿐이야. "

 

" ... "

 

" 울지마. 대장군이 되도 800년전이랑 다를게 없구나... "

그녀의 마력이 내 볼을 훑었다. 대장군인 내가 울리가 없잖아...

 

" 알고있지? 제사장은 죽을 때 차기제사장 앞에서 죽어야 하는거. .. 내가 정리해둔 업무방식은 전부 저 상자에 있어. 당신은 이런거 잘 모르잖아. 상자를 여는 방법은 너와 나의 소중한 한 때.. "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더 이상 선혈이 흐르지 않는다.

그녀의 얇은 팔이

그녀의 긴 다리가

그녀의 빛났던 머리가 부스러져 간다.

 

" 마지막이야..  마지막에라도 믿어줘... 난 이 나라와 당신 밖에 모르니까.."

그녀의 몸이 점점 자연으로 돌아간다.

세상이 대가를 챙긴다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치뤄진

 

" 우리는... 마나다... 마나는... 곧 나다... 내가 항상 곁에 있을테니까. "

 

' 사랑해 '

대기에 마나가 흐른다.

마나가 웃는 것 같다.

내가 대장군이자 제사장이 된 날이다.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

 

 

 

 

 

댓글'3'
manjin
  •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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