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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신궁 구경 다녀온 김에 알아본 흥미로운 오마모리의 세계(글자 아주 많음)
  • 아이콘 여까+x6캘리코
  • 2024.06.27 04:42:46
  • 조회 수: 72

 몇 주 전에 오사카를 가는 김에 관광객 적은 데로 가자!고 하면서 미에현까지 점프를 뛰어서

 

어쩌다보니 이세까지 다녀왔습니다.

 

이세 가는 김에 신궁도 한 번 둘러보고 왔는데, 내궁이 무려 아마테라스를 받드는 곳인 만큼

 

"여기서 파는 부적하고 오마모리는 아티팩트 급 아님?"

 

하는 생각에 오마모리를 하나 사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적 갖고 있는 느낌으로 사왔는데 친구가 '너 그거 그냥 버리면 안되고 신사 가서 반납해야한다'길래

 

어 그런게 있었음? 해서 조금 찾아봤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비과학의 영역이긴 하지만 흥미 위주로 알아보기에는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0. 이 안에 뭐 들었음?

- 신의 힘이 깃든, 종이나 나무, 금속으로 된 기도문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주머니를 닫아놓은 끈은 신의 힘이 달아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당연히 주머니를 열면 그 힘이 달아나 버리기 때문에 열지 않는 게 좋습니다.

 

1. 사실 오마모리는 LUK이 오르는 아티팩트가 아님

- 처음엔 그런 줄 알았는데...

기본적으론 기원을 통해 오마모리에 소원을 선언하고, 오마모리는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소지자를 지켜주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즉 신사에서 오마모리를 샀을 때, 특정 소원이 이미 적혀 있는 오마모리라도 기원을 담지 않으면 특별히 효과는 없다는 말.

조용한 곳에서 오마모리를 두 손에 들고 기원을 하면 되는데,

신사에서 오마모리를 먼저 구매한 후, 참배 시 오마모리를 손 사이에 포개 기원을 담는 것이 좋다는 듯.

 

2. 오마모리는 일반적으로 1년 정도의 유효기간?이 있다

- 실제로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거나 하는 건 아닌데, 일반적으로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 또는 1년 정도 지났을 때

오마모리의 효력이 다한 걸로 본다고 합니다.

오마모리의 효력이 다했다고 느껴지면(소원이 이뤄졌거나 액땜을 했다고 느꼈거나 등) 신사에 반납하면 된다는데

받은 신사에 반납하는 게 제일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른 신사에 반납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신사에서 오마모리들을 모아 특정 기간마다 의식을 하고 소각한다는 듯.

개인이 아무렇게나 버리거나 소각하면 '재수가 없다'라고 하는데 '저주받는다'도 아니고 미묘한 '재수가 없다' 가 왠지 더 신경쓰임.

그 밖에는 오마모리를 분실했을 때에는 인연이 다한 것으로 여겨 굳이 찾지 않는다고도 하네요.

 

3. 오마모리 취급 방법

- 오마모리는 지갑이나 핸드폰 등 몸에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과 같이 가지고 다니는 게 좋다고 하는데, 특히 소원과 관계가 있는 곳에 같이 두는 게 좋다고 합니다. 가방에 합격기원 오마모리를 달거나 교통안전 오마모리를 자동차 룸미러에 달아 두는 게 일반적인 듯.

지니고 다니면서 조금씩 때가 타고 닳는 건 오마모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걸로 본다고 합니다. 너무 더러워지면 손으로 닦아내거나 반납해야 한다고 함.

 

4. 특이한 오마모리의 세계

- IT 정보안전 오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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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칸다묘진에서 취급하는 사이버 보안 오마모리...라고 합니다.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모든 장비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지켜준다고 함. 사진에 있는 조그만 건 장비에 붙이는 스티커라는 듯

그리고 여기에 아카리쨩이라는 신마가 있어서 한때 교통안전 오마모리로 아카리쨩 인형 모양을 만들었던 적이 있는 듯합니다. 말이 똑똑해서 길을 가다가 사람이 쓰러져 있어도 밟지 않는다고 해서 교통안전 오마모리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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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주가용 오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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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인한 재해로부터 주인을 지키는' 오마모리라고 함. 여기서 모시는 신사의 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재해를 일으켰다고 해서 역으로 경계를 위한 오마모리가 생겼다던가...술 끊을 때 쓰는(?) 오마모리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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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술 마시고 집에 무사히 들어가기를 기원하는' 오마모리. 모시는 신이 금주의 신이어서 애지간히 먹고 집에 탈 없이 들어가라는 의미를 담는다고 합니다.

 

 

 

- 낚시 잘되게 해주세요 오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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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 정보를 까먹었는데...어촌 마을 쪽 신사로 기억하고 낚시 잘 되게 하는 오마모리가 있습니다. 어업이 꽤 중요했는지, 이 신사에서 취급하는 교통안전 오마모리에는 '낚시하러 배타고 가는 길'도 포함되어 있음.

 

 

 

- 우리 최애 잘 되게 해주세요 오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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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마모리라는 이름으로, '오시활동'을 신이 지켜봐 준다는 내용. 예능의 신을 모시는 신사에서 따로 기도를 받아와서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샵이 있다고 합니다. 근데 설명이 애매해서 '오시가 잘되게 해달라'는 건지 '오시활동이 잘되게 해달라'는 건진 애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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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주머니에 최애의 이름과 소원을 동봉할 수 있는 쪽지도 포함되는 모양인데, 한글...이 있는 걸 봐선 한국 아이돌이 오시인 사람을 의식한 걸지도...?

 

 

 

- IT산업과 전기산업 관련 오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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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모리인데 SD카드 형태인. SD카드를 지원하는 휴대폰이나 디카 등에 꽂아서 지니고 다니는 용도라고.

법륜사라는 절 내에 '덴덴구'라는 곳이 있고 '전파와 전기의 신인 덴덴묘진'(?)을 모시고 있다고 함. SD카드 안에는 법륜사 불상화 사진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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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덴탑이란 것도 있고 에디슨, 헬름홀츠 기념비(???)가 있다고 하네요.

 

 

 

 

- 그 외

재밌어서 검색하다 보니 아예 '특이한 오마모리'를 조사해서 정리해둔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몇 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많아서 이 이상 보긴 어렵고 오마모리 이름으로만 몇 개 적어 보기로 합니다.

 

- 요리 향상 오마모리

- 엉덩이와 발 건강 오마모리

- 파도타기 오마모리

- 역전의 쾌속질주 오마모리

- 번뇌를 막는 오마모리(외도, 도박중독, 알콜중독, 금연, 탄수화물 중독 등의 유혹을 막는 오마모리)

- 경주마 수호 오마모리

- 치아 건강 오마모리

 

 

 

5. 일본 최강의 오마모리

특이한 오마모리를 찾다보니 일본에서 제일 쎈 오마모리는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찾아봤는데, 이 부분은 일본 사람들도 많이 궁금했는지 의견이 하나로 모여 있는 모양새였습니다.

 - 신뇨 카이쇼닌이라는 승려가 있었는데 아무튼 중생을 구해 무진장 애쓴 분인데...자신의 육신을 버리는 대신 영혼을 간직하고자? '수행을 통해 체내 수분과 지방을 없앤 뒤 흙에 들어가 천 일 후 파내져' 즉신불, 즉 부처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장기가 제거되지 않고 화학적 처리도 되지 않았으니 미이라하고는 다르다고 이야기하긴 하는데 자연적으로 미라화되는 현상인지 뭔가 다른 걸 얘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 즉신불은 계속 롱수사(瀧水寺 타키미즈데라? 발음은 잘 모름)라는 곳에 있는 모양이고, 그 즉신불의 옷을 6년에 한 번씩 갈아입히며 벗은 옷을 오마모리로 만들어 판매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부처가 된 사람이 실제로 입고 있던 옷'이 되는 모양이라 영험하게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효험이 있었다는 증언이 꽤 많다고도 합니다.

이 오마모리는 희귀하기도 하지만 워낙 영력이 강해서 위에서 말한 유효기간 따위는 없다고 합니다.

 

 

 

6. 결론

- 결국 오마모리는 '이루고자 한 것, 조심하고자 한 것'을 하나의 신비성을 띤 물건과 연관시켜서, 이 물건을 지님으로서 눈에 들어올 때마다 그 결심을 상기시켜 주는 매체의 역할이 주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과 신사라는 존재를 이용해 '누군가 초월적인 존재가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고 믿게 되고 이것이 하고자 하는 일에 충분한 자신감을 주거나 위험한 일에 충분한 주의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미신에 불과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나 자신이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오늘날까지도 한번쯤은 믿어볼만한 물건이 아닐까 합니다.

 

 

찾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분량이 엄청나게 길어졌고 딱히 쓸모 있는 내용도 아니어서 금방 묻힐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보람이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당

 

 

+출처를 쓸까 했는데 그러면 너무 학교숙제 같아질 것 같아서 그냥 놔뒀습니다. 대충 구글 검색하시면 (아마도) 다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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