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뇌피셜 포함)솔직히 나히아 엔딩 다들 조졌다고 해서 제 소감을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한데

익명_66854 2024.08.05 23:38:48 출처:

변명을 미리 달자면 전 그냥 한 번만 호로록 보고 말았기 때문에 제가 못 본 장면들이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아마 제가 이해한 대로의 내용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해한 거랑 다를 수 있고

제가 왠지모르게 공감한 부분이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설득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그냥 제 감상이에요. 같은 작품이라도 모두의 감상은 다를 수밖에 없고 제 감상이 좀 이레귤러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런 감상도 있다는 소개입니다. 

 

나히아 조졌다고 하는데 한동안 못 보다가 이번에 겨우 봤는데

저는 그렇게 주인공 대우가 조졌나?라는 생각은 안 들고 그냥 그럴만했다...라고 이해했어요.

 

데쿠는 마지막 싸움에서 힘을 잃었고 불씨만 남은 상황이었죠.

원 포 올을 넘기면서 무개성자가 되는 올마이트의 모습을 이미 충분히 봤기 때문에 자신도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무능력자로 돌아갈 거라고 느끼는 게 굉장히 크게 다가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 포 올을 넘기면서 자신의 꿈은 끝났다고, 이미 자신의 히어로와 관련된 마음을 깔끔하게 접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런 마음을 먹은 상태로 8년이나 지났다고 하면...

 

(여기서부터는 그냥 혼자 이해를 위해 맘대로 빈 부분을 지어 채운 추측입니다)

 

처음부터 데쿠는 히어로로서의 공적을 스스로 축소하고자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주인공의 지인들은 다 알지만, 원 포 올의 불씨는 곧 소멸하므로 평화의 상징으로 쓸 수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나를 도와준 친구들, 새로운 세대의 히어로들을 더욱 더 강조하고 그들을 평화의 상징으로 삼으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를 위해 데쿠 자신도 업적을 줄이고 미디어를 차단하는 데에 협조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시대의 영웅이었더라도 사람들은 그를 잊고,

교과서에 실린 역사적 존재로서만 인식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연락을 8년동안 안 한다는 게, 데쿠를 버린 게 아니더라도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었을 겁니다.

데쿠는 아마도 이제 막 히어로가 되어 정신 없을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고,

친구들은 친구들 나름대로 힘을 잃어 무개성이 된 친구에게 자칫 잘못 연락했다가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게 될까봐, 또는 히어로들을 보면서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된 그가 우울해할까봐 걱정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며 연락하지 않는 사이에 '언제 한 번 연락해야지'는 점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학생 시절로부터 8년, 잘해야 20대 중반이 된 그들이 난데없이 결혼을 하기에도 조금 미묘한 나이니 서로간의 경조사는 사실상 없었을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연락하지 못한 상태로 데쿠는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교사가 되어 원 포 올로서의 경험을 히어로가 될 학생들에게 가르쳐 나갑니다.

서포트 아이템과 A반의 출자는, 바쿠고가 그냥 ㅈㄴ 츤데레라 직접 주긴 뭐했고 다른 친구들도 이제와서 그걸로 관심 주는 척하긴 미안해서 순순히 바쿠고가 돈 내놔 하는 걸 그냥 지켜보고 있었을 가능성도 클 것 같아요. 바쿠고가 너네 이거 데쿠한테 미리 말하지마라 하는 협박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요.

출자 자체는 아마도 바쿠고가 굉장히 이른 단계서부터 하고 있었을 것 같고 여기에 참여하는 A반은 아마 이걸로 부채 의식을 희석시키고 연락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물론 바쁘고 좀 그렇고 한 게 컸겠지만요.

 

아무튼 그런 뇌피셜 엔진 가동으로 데쿠가 마치 달관한 듯한, 무개성 생활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던 것, 그리고 A반이 노력해 그에게 새로운 히어로로서의 삶을 주는 장면이 '8년동안 뭐 했냐'라는 대중적인 의견과 다르게 저는 납득할 만했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우라라카랑 안이어준건 진짜 너무했다

뇌피셜 엔진 풀가동하면 서로 으아아 하면서 고백 못하는 사이에 헤어지고 정신없는 와중에 연락을 못하게 되고 서로간에 미안한 마음은 다른 A반보다 더 커서 결국 서로 시작을 못 했을 거다...라고 납득해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니 그래도 그냥 이어주는게 좋지 않았겠냐

이 부분만큼은 너무 아쉬워서 그냥 둘중 하나가 한쪽을 버렸다라고밖에 생각할수가 없습니다...이건 진짜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