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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성
장문)우리는 무의식이라는 말을 타고 의식이라는 고삐를 쥐고있다
  • choise_
  • 2024.12.19 09:50:49
  • 조회 수: 91

어제랑 그제 통깡님의 멘헤라를 쭉 보면서 답답함도 있었지만 안타까움이 더 컸었음. 왜냐하면 어렴풋이나마 그 기분이 뭔지 알고 그렇기에 더 쉬어야 하는데 그걸 못 받아들이시는게 보여서임.

먼저 본인은 이제 막 전역했는데 군대에서 큰결심까지 고민했었음. 근무 특성상 운이 나쁘면 매일 새벽에 근무를 해야했어서 자대 배치받고 몇개월만에 수면장애가 생김. 이게 잠들수 없다가 아니라 자다가 2시간마다 깼음. 깬 이유도 새벽근무에 늦은줄 알고 화들짝 놀라서 깼다가 다시 잠드는 식임. 이 증상이 계속되니까 몸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몸이 무너지면서 정신이 같이 무너지기 시작했음. 생각보다 몸과 정신은 이어져있었음. 결국 업무 수행도는 점점 떨어지고 온갖 상황들이 부담이고 사람에 대해 예민하게 변함. 혼자 고민해서는 안될 문제라고 생각해서 간부에게 말했고 정신과에 가서 수면제를 받아옴. 그런데 새벽에 근무를 나가는건 변하지 않아서 정작 제때 제때 못 챙겨먹었음. 결국 정신과 2번째 방문 직전에 나간 근무에서 머릿속으로 진지하게 큰결심까지 고민하는 자신을 느낌. 그때 ㄹㅇ로 극심한 공포와 ㅈ됨을 감지함. 마치 내 머릿속에 다른 인격이 들어와서 나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것 같았음. 그런데 나 스스로도 그게 탈출구같다고 느꼈던거임. 그래서 정신과에서 있는 그대로 모두 말했고 그 깐깐하다는 군위관이 입원치료를 권함. 예약도 아닌 그날 당일 입원. 솔직히 그 말 들었을때도 입원했다가 이미지 나락갈거같아서 망설였는데 그러다 죽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생각에 입원했었음.결국 3주동안 다 내려놓고 쉬면서 거기 있던 다른 환자분들하고 대화하고 상담하면서 정말 많이 괜찮아졌었음. 스스로 아직 하고싶은게 많이 남았다는게 생각에 눈물까지 났었음. 이후 자대 돌아가서 후유증은 남았었지만 그래도 전역하기 전까진 정상 범주로 돌아왔었음.

 

이때 생각했던건 '사람은 무의식이라는 말을 타고 의식이라는 고삐를 쥐고있다'는 거임. 의식의 고삐를 놓쳐버리면 고삐없이 무의식이라는 말 위에서 로데오를 할 수 밖에 없음. 그럴때는 억지로 말에 매달려 있는게 아니라 빠르고 안전하게 말에서 떨어진 다음에 말이 진정되면 다시 고삐를 잡아야한다는거임. 뭐가 되었든 스트레스의 원흉에서 떨어져봐야 그것이 스트레스 였다는걸 알 수 있음.

 

그런데 통깡님은

1. 몸이 안좋음

2. 몸과 정신은 칼라로 이어져있어서 정신도 같이 곪음

3. 말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는걸 알지만 말에서 내려가본적이 없어서 내려가는게 안전하다는 사실도 내려가는 법도 모르심

 

딱 이렇게 느꼈음. 그런데 이게 가불기인게

1. 선천적인 몸상태가 쉽게 나을 수 없음

2. 그런 몸상태를 정신 상태도 어느정도 따라감

3. 내려가는 법을 모르는건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 도 있지만 내려갈 이유를 모르는건 정말 어려움. 날뛰는 말에서 점프라도 뛰면 다른 사람이 받아낼 수라도 있는데 날뛰는 말을 끌어안고 있는 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받아줄거니까 뛰어내리라고 해도 인간 불신때문에 '너희는 나를 못받아낼거야!' 라고 하신다는 점임.

 

외부에 대한 공포는 몰라도 저 인간 불신이 진짜 이야기를 헛돌게하는 톱니바퀴임. 믿고 의지하는 사람과 함께 쉬면서 천천히 한걸음씩 내딛어야 하는데 그 여지가 없으니 답답해 질 수 밖에 없는것 같음.

 

우선은 통깡님이 극복해야 할 일이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비교했을때 개인적으로는 1~2주만이라도 입원치료를 하시면서 전문가의 집중 치료를 받으셨으면 싶음.

하지만 결국 모든 선택은 통깡님이 하실거고 주변에 방장부터 시작해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분명 좋게 끝날 수 있을거 같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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